퇴직연금 제도의 두 가지 유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게 되는 퇴직급여를 연금 형태로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과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두 가지 방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제도는 급여 결정 방식, 운용 책임 주체, 수령액 변동성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제시하는 퇴직연금 제도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회사 규모나 업종에 따라 한 가지 방식만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양쪽 모두를 선택지로 제시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본인의 재무 상황, 투자 성향, 이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은 노후 준비의 핵심 축 중 하나입니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재직 기간 동안 꾸준히 적립되는 만큼 은퇴 후 생활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두 제도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DB형 퇴직연금의 특징
DB형은 퇴직 시점에 받게 될 급여액이 미리 정해져 있는 방식입니다. 근로자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하며, 일반적으로 ‘평균임금 × 근속연수 × 30일’의 공식을 사용합니다. 이는 과거 퇴직금 제도와 동일한 산정 방식으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용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에 있습니다. 회사는 적립된 퇴직연금을 금융기관에 맡겨 운용하고, 그 성과와 무관하게 근로자에게 약정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운용 실적이 나빠 적립금이 부족하면 회사가 그 차액을 보전해야 하고, 반대로 수익이 많이 나더라도 근로자가 추가로 받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DB형은 안정성이 높습니다. 시장 변동성이나 투자 실패 위험을 근로자가 부담하지 않으며, 퇴직 시점의 경기나 금융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일정 금액을 보장받습니다. 다만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적립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DC형 퇴직연금의 특징
DC형은 회사가 매년 일정 금액을 근로자의 개인 계좌에 납입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부담금은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납입해야 하며, 이렇게 적립된 금액과 운용 수익을 합산해 퇴직 시 수령하게 됩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계좌에서 예금,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운용 성과가 좋으면 DB형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그만큼 받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투자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근로자에게 있습니다.
이직이 잦거나 경력 개발을 위해 회사를 옮길 계획이 있는 경우 DC형이 유리합니다. 개인 계좌 형태로 관리되기 때문에 이직 시 새 회사의 DC형 계좌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쉽게 이전할 수 있습니다. DB형의 경우 중간정산이나 이전 절차가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수령액과 수익률 비교
두 제도의 가장 큰 차이는 최종 수령액이 결정되는 방식입니다. DB형은 근속연수와 평균임금이라는 명확한 기준으로 금액이 확정되는 반면, DC형은 운용 성과에 따라 변동합니다. 실제로 같은 기간 근무한 두 사람이 각각 DB형과 DC형을 선택했다면, 퇴직 시점에 받는 금액이 수천만 원 차이 날 수도 있습니다.
작성 시점 기준, DB형의 평균 수익률은 연 2~3%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DC형은 개인의 운용 능력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공격적으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경우 연 5~10% 이상의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DC형의 적극적 운용이 실질 구매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시간을 들여 관리할 여력이 없다면 오히려 DB형의 안정적 구조가 나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금융 지식 수준과 관리 의지를 솔직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 구분 | DB형 | DC형 |
|---|---|---|
| 급여 결정 방식 | 평균임금 × 근속연수 기준 확정 | 납입금 + 운용수익 |
| 운용 책임 | 회사 | 근로자 본인 |
| 수익률 | 연 2~3% (평균) | 개인 운용 성과에 따라 변동 |
| 위험 부담 | 회사가 부담 | 근로자가 부담 |
| 예측 가능성 | 높음 | 낮음 (시장 상황 영향) |
이직과 중도인출 측면의 차이
이직이 잦은 직장인에게는 DC형이 더 편리합니다. DC형은 개인 계좌 형태로 관리되므로 이직 시 새 회사의 DC 계좌나 IRP 계좌로 자금을 이전하기가 간단합니다. 계좌 통합이 쉬워 여러 직장을 거쳐도 퇴직연금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DB형은 회사가 일괄 관리하는 구조라 이직 시 중간정산을 하거나 IRP로 이전해야 합니다. 중간정산을 하면 퇴직금을 받아 쓸 수 있지만, 노후 자금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새 회사에서 다시 근속연수가 0부터 시작되므로, 잦은 이직은 최종 퇴직금 규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중도인출 조건도 다릅니다. DC형은 주택 구입, 전세금, 본인 및 가족의 의료비, 파산·개인회생 등 법정 사유가 있으면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DB형도 같은 사유로 중도인출을 할 수 있지만, 회사의 동의 절차가 필요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DC형 계좌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별도 가이드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선택 기준과 고려사항
본인에게 맞는 퇴직연금을 선택하려면 몇 가지 요소를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투자 성향입니다. 금융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의향이 있다면 DC형이 적합합니다.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선호하고 투자 관리에 시간을 쓰기 어렵다면 DB형이 낫습니다.
둘째, 이직 계획입니다.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할 계획이라면 DB형의 안정성이 장점이 됩니다. 반면 경력 개발을 위해 이직이 예상되거나 프리랜서·자영업으로 전환을 고려한다면 DC형의 이동성이 유리합니다.
셋째, 회사의 재무 상태입니다. DB형은 회사가 약정 금액을 보장해야 하므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이나 재무 상태가 불안한 회사라면 DC형이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정적인 대기업이라면 DB형의 보장성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넷째, 세제 혜택은 두 제도 모두 동일합니다. IRP 계좌로 추가 납입 시 연 900만 원(퇴직연금 포함 총 1,8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선택 기준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제도 전환과 병행 가능 여부
퇴직연금 제도는 한 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와 근로자 간 합의가 있으면 DB형에서 DC형으로, 또는 그 반대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는 없고, 회사의 동의나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DB형과 DC형을 병행해서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본 퇴직금은 DB형으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일부 금액은 DC형으로 적립해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혼합형 제도를 제공하는지 인사팀에 문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전환 시점도 중요합니다. 젊고 근속연수가 짧을 때는 DC형으로 적극 운용하다가, 퇴직이 가까워지면 DB형으로 전환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다만 전환에는 행정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므로, 계획이 있다면 미리 회사와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 DB형과 DC형 중 어느 것이 더 많이 받을 수 있나요?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DB형은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로 금액이 확정되며, DC형은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적극적으로 잘 운용하면 DC형이 유리할 수 있지만, 손실이 나면 DB형보다 적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관리 능력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직할 때 퇴직연금은 어떻게 처리하나요?
DC형은 개인 계좌로 관리되므로 새 회사의 DC 계좌나 IRP 계좌로 이전이 간편합니다. DB형은 중간정산을 하거나 IRP로 이전할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은 즉시 현금을 받을 수 있지만 노후 자금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IRP로 이전해 계속 운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DC형 퇴직연금은 어떻게 운용해야 하나요?
본인의 투자 성향, 퇴직까지 남은 기간, 금융 지식 수준을 고려해야 합니다. 젊고 위험 감수 능력이 있다면 주식형 펀드나 ETF 비중을 높일 수 있고, 퇴직이 가까우면 안정적인 채권이나 예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리밸런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회사가 망하면 DB형 퇴직연금도 못 받나요?
퇴직연금은 회사 자산과 별도로 금융기관에 적립되므로, 회사가 파산해도 보호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임금채권으로 우선 변제 대상이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금융기관별로 최대 5천만 원까지 보호받습니다. 다만 회사가 제때 적립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적립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DB형과 DC형을 나중에 바꿀 수 있나요?
회사와 근로자 간 합의가 있으면 전환이 가능합니다. 개별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는 없고, 회사의 동의나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가 필요합니다. 전환 시점과 방법은 회사 규정에 따라 다르므로, 인사팀에 문의해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